세계 경제 위기로 중국의 세계적 위상이 빠르게 강화되고 있다.
중국과 인도의 폭발적 경제 성장에다가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인 일본의 존재로 인해 세계 경제 권력의 중심이 금세기에 미국에서 아시아로 넘어가리라는 전망은 이미 오래된 것이다. 하지만 세계 경제위기와 그로 인한 대불황은 이런 전망의 실현 시기를 앞당기고 있다. 모건스탠리 아시아의 스티븐 로치 회장은 "중국은 확실히 이번 위기로 약해졌다기보다는 오히려 강해졌으며 미국은 그 반대"라고 말했다.
금세기가 '중국의 세기'가 될 것이라는 말은 거의 10년 전부터 나왔지만 이제는 일부 미국인들도 이런 말을 내놓고 있다. 이번 경제 위기는 미국의 경제 성장을 몇년이나 후퇴시키고 앞으로 10년간 미국의 재정 부채를 수조달러 이상 증가시키게 될 것이다. 하지만 중국은 이런 최악의 상황을 피할 수 있었다. 중국의 은행들은 여전히 튼튼하며 4조위안(5천860억달러)에 달하는 부양책으로 중국의 경제 성장은 올해에도 8%는 넘어설 전망이다. 중국의 영향력은 다방면으로 커지고 있다.
중국의 원유 수요는 국제유가에 영향을 주고 있으며 세계시장에 어떤 상품이 공급될 수 있는지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서방 국가의 고용 사정은 중국의 지출에 이미 연동돼 있으며 중국의 자금은 베네수엘라에서 중앙아시아에 이르기까지 세계 곳곳의 유전 개발을 뒷받침하고 있다.
지난 4월 런던에서 열렸던 회의에서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에게 예산 적자를 줄여나가겠다고 확약했다. 이는 미국의 역대 어느 대통령도 심지어 옛 소련 지도자들에게조차 말할 필요가 없었던 이야기다.
중국은 이제 국제문제에 대한 발언권을 높여나가고 있다. 중국의 이런 부상을 일부에서는 두려워하고 있다. 하지만 변화가 생각만큼 극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중국은 많은 내부 문제를 해결해야 하며 글로벌리더로서 미국을 대체할 위치에 있지도 않다.
중국의 힘은 여전히 모호하며 익숙지않은 세계무대에서 중국이 어떤 역할을 원하는지도 확실하지 않다. 현 추세라면 중국은 2030년에 미국 경제 규모를 추월하게 되지만 중국은 여전히 엄청난 부패와 빈곤, 공해 문제를 안고 있다. 세계은행 통계에서 중국은 지난해 1인당 소득 규모로는 210개국 중 130위에 그쳤으며 대다수 중남미 국가와 일부 아프리카 국가보다 뒤졌다. 미국은 여전히 중국이 갖지 못한 장점을 지니고 있다.
미국은 많은 분야에서 전 세계 혁신의 중심지이며 아주 뛰어나고 야심만만한 이민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런던의 증권회사인 BGC파트너스의 고위 전략가인 하워드 윌던은 "도전에 맞서는 미국인들의 능력을 절대로 과소평가하지 말라"고 말했다. |